AI로 티셔츠 브랜드 만들기 #4 — 검정 위에 검정은 안 보인다

AI와 30만원으로 티셔츠 브랜드 WILD HUMBLE을 만드는 연재. 이 글은 #4편입니다.

아이보리 티셔츠는 순조로웠다. 검은 스케치 선이 밝은 원단 위에서 또렷하게 살았다. 그래서 “검정 버전도 그냥 원단만 바꾸면 되겠지” 했다. 아니었다.

검은 원단 위에서 도안이 사라졌다

당연한 얘기였는데 또 놓쳤다. 도안의 선과 글자가 검은색이다. 그걸 검은 원단에 얹으면? 안 보인다. 에디터의 목업에서는 미리보기 처리 때문에 그럴싸해 보였는데, 실제로는 검정 위 검정이었다.

세 가지 버전을 만들었다

답을 찾기 위해 세 가지를 만들어 비교했다.

① 완전 반전 — 선과 글자를 전부 흰색으로. 깔끔하지만, 원래 그림의 명암이 다 뒤집혀서 어색했다.

② 하이브리드 — 그림은 원본 색 그대로, 글자만 흰색으로. 그림 부분이 여전히 검정 위에서 잘 안 보였다.

③ 스티커 — 원본 색을 유지하되, 모든 요소에 흰 테두리(halo) 를 둘렀다. 마치 스티커처럼. 검은 원단 위에서도 그림이 흰 윤곽으로 떠올랐다.

③ 스티커 버전 — 흰 테두리로 검은 원단 위에서 살아난다
③ 스티커 버전 — 흰 테두리로 검은 원단 위에서 살아난다

③ 스티커 버전이 답이었다. 원래 그림의 색감을 살리면서도, 검은 원단에 파묻히지 않았다.

같은 도안, 아이보리 버전. 이건 테두리 없이도 잘 보인다
같은 도안, 아이보리 버전. 이건 테두리 없이도 잘 보인다

배운 것 — 목업을 믿지 마라

가장 큰 교훈은 이거였다. 에디터 목업만 믿으면 안 된다. 미리보기에서는 투명 처리된 밝은 영역도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실제 원단에서는 그 부분이 원단 색으로 그대로 뚫린다. 검정 위에 밝은 회색은 = 검정이다.

화면은 거짓말을 한다. 정확히는, 화면은 실물의 물리를 모른다. #3편의 “1mm” 사건과 정확히 같은 교훈 — 만드는 사람이 그 간극을 메워야 한다.

다음 편은, 이 모든 걸 담아낼 그릇 이야기다. PG 가입비 33만원을 내지 않고 주문받는 쇼핑몰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주문이 자꾸 실패하던 버그를 잡은 과정.


WILD HUMBLE — 쇼핑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