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티셔츠 브랜드 만들기 #6 — 화면 속 옷이, 손에 들렸다
AI와 30만원으로 티셔츠 브랜드 WILD HUMBLE을 만드는 연재. 이 글은 #6편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쓴 현금은 0원이었다. AI 도안도 무료 도구로, 쇼핑몰도 직접, PG비도 회피. 그런데 이제 진짜 확인할 게 있었다 — 실물이 화면만큼 괜찮은가.
첫 현금 지출
샘플 두 장을 발주했다. 아이보리와 블랙, 각 한 장. 금액은 42,875원. 프로젝트 시작 이래 첫 현금 지출이었다.
이상하게 긴장됐다. 그동안은 다 화면 속 일이었다. 도안도, 목업도, 쇼핑몰도 전부 픽셀이었다. 이제 처음으로 천과 잉크가 오는 것이었다.
택배가 왔다
며칠 뒤 도착했다. 봉투를 열고 처음 한 생각은 — “어, 진짜 괜찮네.”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봤다.
- 원단 두께·색감 — 아이보리 톤이 화면과 거의 같았다. 18수라 도톰하고 비침이 없었다.
- 프린트 위치 — 등판 목선 아래로 잘 앉았다. 앞가슴 8cm도 정확했다.
- 발색 — 노란 트램이 화면에서 본 것과 거의 같은 색으로 나왔다.
- 선 디테일 — #3편에서 그렇게 고생한 그 얇은 선들. 1mm 보정을 거쳤는데도 스케치 느낌이 살아있었다. 낙서 디테일까지 다.

숫자로 본 이 순간
- 이 시점까지 누적 지출: 4만원대 / 예산 30만원
- 한 장 원가: 약 2만원 → 판매가 45,000원 기준 장당 마진 약 2만원
- 재고: 0장 (주문받고 만드는 구조라 원래 0)
디자인이 아니라 상품이 손에 있었다. 팔 수 있는 물건이 됐다는 뜻이었다.
배운 것
화면에서 아무리 그럴싸해도, 입어보기 전엔 아무것도 확정된 게 아니었다. 반대로, 실물이 합격이라는 건 이제 이 옷을 남에게 팔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런데 “팔아도 된다"와 “팔 준비가 됐다” 사이에는 아직 한 가지가 남아 있었다. 주문형 제작 브랜드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법률의 벽. 다음 편에서 그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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