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30만원으로 티셔츠 브랜드를 만든 6개월 — 8편 연재 총정리와 쓴 돈
티셔츠 브랜드 WILD HUMBLE은 “AI가 디자인·쇼핑몰·홍보를 만들고, 나는 계정 로그인과 결정만 한다"는 실험으로 시작했다. 예산은 30만원, 기간은 6개월. 그 과정을 ‘맨땅에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여덟 편에 나눠 적었는데, 편마다 사고 하나씩을 다루다 보니 전체 그림이 잘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장으로 묶는다. 어디서 막혔고, 어떻게 돌아갔고, 돈은 얼마나 나갔는지.

8편을 시간순으로
1편 — 심사에서 떨어진 날. 여행 사진을 그래피티 스케치로 바꿔 등판에 얹는다는 콘셉트는 반나절 만에 나왔다. 그런데 판매를 얹으려던 POD 플랫폼 크리에이터 심사에서 “포트폴리오 보강 후 재신청"으로 탈락했다. 도안이 하나뿐이었으니 당연했다. 여기서 남의 플랫폼 대신 내 쇼핑몰을 만들기로 방향을 틀었다. 떨어졌기 때문에 자체몰로 직행한 셈이다.
2편 — AI가 자꾸 서양인 모델을 그렸다. 착용컷 다섯 장이 전부 금발 서양인이었다. 프롬프트에 a tall man이라고만 썼기 때문이다. KOREAN 한 단어를 넣자 해결됐고, 비슷한 사고가 두 번 더 나고서야 프롬프트를 규칙 문서로 고정했다. 무료 크레딧 100개 중 89개를 쓰고 배운 것이다.
3편 — ‘1mm 미만은 인쇄가 안 됩니다’. 첫 발주에서 세 번 튕겼다. 원단 품절, 뒷면 레터링 잘림, 그리고 1mm 미만 요소 경고. 선 두께를 앞가슴 +0.7mm, 뒷면 +1mm씩 부풀리는 보정을 넣어 통과했다.
4편 — 검정 위에 검정은 안 보인다. 아이보리는 쉬웠는데 검은 원단 위에서 검은 선이 사라졌다. 완전 반전·하이브리드·스티커 세 버전을 만들어 비교했고, 흰 테두리를 두른 스티커 버전이 답이었다.
5편 — 무통장입금 쇼핑몰. 카드 결제를 붙이려면 PG 가입비 33만원. 예산 전체보다 많았다. 무통장입금으로 돌아가는 쇼핑몰을 직접 짰고, 색상×사이즈 재고 관리와 자동 품절, 텔레그램 주문 알림까지 붙였다. 사이즈 대신 “블랙"이 서버로 날아가던 버그도 여기서 잡았다.
6편 — 화면 속 옷이 손에 들렸다. 프로젝트 첫 현금 지출. 샘플 두 장에 42,875원. 발색, 프린트 위치, 18수 원단 두께, 1mm 보정을 거친 선 디테일까지 실물로 확인했다.
7편 — 주문받고 만드는 옷의 법. 주문제작은 청약철회 예외가 있지만, 별도 고지와 동의가 없으면 예외가 무효다. 주문 모달에 동의 항목을 넣고 동의 시각을 기록하게 했다. 사이즈표는 제조사 실측 그대로, 오차 ±2cm를 명시했다.
8편 — 결국 유료 API로 갈아탔다. 무료 웹 생성기로 한 장에 수십 번 누르던 일을 API 파이프라인으로 자동화했다. 대신 “뽑기 전에 보고, 3번까지만 재시도, 전부 사용 대장에 기록"이라는 지출 규칙을 먼저 만들었다.
쓴 돈
연재에 적힌 숫자만 모았다.
| 항목 | 금액 | 비고 |
|---|---|---|
| AI 도안·착용컷 (무료 생성기) | 0원 | 무료 크레딧 100개 중 89개 소진 |
| 쇼핑몰 제작·호스팅 | 0원 | AI와 직접 구축, 자체 사이트에 올림 |
| PG 가입비 | 0원 | 33만원 견적 → 무통장입금으로 회피 |
| 샘플 2장 (아이보리·블랙) | 42,875원 | 첫 현금 지출 (6편) |
| 유료 이미지 API | 유료 전환 (금액 미집계) | 8편 이후 |
| 누적 | 4만원대 + API | 예산 30만원 |
원래 설계는 콘텐츠 제작 07만, 샘플 69만, 광고 10만, 나머지는 예비였다. 지금까지는 샘플 칸만 쓴 셈이고, 광고 칸은 손도 안 댔다. 한 장 원가가 약 2만원, 판매가 45,000원이니 장당 마진은 약 2만원. 샘플값 4만원대는 두 장만 팔려도 회수되는 구조다 — 팔린다면.
성과
- 실물 상품 합격: 아이보리·블랙 각 1장, 입어보고 검수 완료
- 쇼핑몰 라이브: 주문·재고·품절·알림·주문제작 동의까지 한 벌
- 법적 고지 정리: 청약철회 예외 고지, 사이즈 오차 명시
- 이미지 생산 자동화: 프롬프트 목록 → API 실행 한 번
- 판매: 0장
돌아보면 계획대로 된 게 거의 없다. 처음 카드에는 POD 플랫폼 결제를 쓰고 시즌 1은 세렝게티로 간다고 적혀 있었는데, 심사에서 떨어지면서 자체몰이 됐고, 실제로 걸린 도안은 리스본 트램과 카파도키아 열기구, 이베리아 시즌이다. 그런데 틀어진 지점마다 오히려 목표였던 “자동화 쇼핑몰을 상품으로 만든다"에 가까워졌다. 1편에 “실패도 진행이다"라고 썼는데, 8편까지 오면서 그게 위로가 아니라 사실이었다는 걸 알았다.
다음 계획
남은 건 파는 일이다. 예산 30만원 중 광고 10만원 칸이 그대로 남아 있고, 원래 4주 지표로 잡았던 쇼츠 3만 뷰·팔로워 300·상품 조회 500·판매 5장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연재 다음 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벌어진 웃픈 사고들을 따로 모아 적을 생각이다.
실험의 전체 카드는 실험실의 WILD HUMBLE에, 실물은 쇼핑몰에 있다.
이 글은 제 여행 기록과 작업 로그를 바탕으로 초안을 AI와 함께 정리하고, 직접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