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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 유럽 배낭여행의 시작 — 런던 도착, 타워 브릿지 야경, 그리고 호스텔 첫날밤

Day 1 | 2023년 5월 11일 (목)

📍 5/11 (목) 런던 동선

11개 장소 | 20장 촬영 | 08:11 ~ 23:19

동선 타임라인

Day 1 | 2023년 5월 11일 (목)
한국 출발 → 런던 히드로 도착 → Wombat's Hostel 체크인 → 타워 브릿지 야경 → 유럽 첫끼
도시: 런던, 영국 | 숙소: Wombat's Hostel (Whitechapel) | 사진: 29장

출발 — 15kg 배낭 하나에 35일을 담다

드디어 출발하는 날이 왔다. 35일. 말이 35일이지, 이걸 진짜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됐다. 배낭 무게는 약 15kg. 보조 가방 하나 더 들고, 이 두 개로 유럽 8개 도시를 돌아다녀야 한다.

집에서 출발 직전, 배낭을 메고 서 있는 모습. 검은 티에 청바지, 파란 배낭이 꽉 차있다
출발 직전 인증샷. 이때는 이 배낭이 35일 동안의 집이 될 줄 몰랐지.

아침에 사진 한 장 찍고 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전에 밥을 먹었는데, 이게 한동안 먹을 마지막 한식이라 생각하니 더 맛있더라.

공항에서 먹은 식사. 흰 접시 위에 밥, 고기, 샐러드가 담겨 있고 옆에 물병
공항에서 먹은 마지막 한식. 이 맛을 35일 후에야 다시 느꼈다.

런던 히드로 도착 — eSIM이 안 된다고?

오후 6시쯤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에스컬레이터 타고 입국심사 쪽으로 걸어가는데, 아... 진짜 유럽에 왔구나 싶었다. 주변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공항 자체가 한국이랑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런던 히드로 공항 에스컬레이터. 사람들이 줄지어 내려가고 있다
히드로 공항 도착. 드디어 유럽 땅을 밟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미리 사놨던 eSIM이 동작을 안 한다. 한참을 폰을 만지작거렸는데 인터넷이 안 잡혀. 첫 해외 배낭여행인데 인터넷이 안 되면 바로 멘붕이다. 근데 다행히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구글 지도를 오프라인으로 다운받아놨고, 공항에서 Whitechapel 역까지 가는 경로를 전부 스크린샷으로 캡쳐해놨었다.

TIP: 혼자 유럽 여행 가신다면 반드시 구글 지도 오프라인 다운로드 해두세요. eSIM이나 유심이 바로 안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교통 경로도 스크린샷으로 미리 저장해두면 인터넷 없어도 이동 가능합니다.

그래서 인터넷도 안 되는데, 스크린샷 구글 지도만 믿고 지하철을 탔다. 처음 타는 런던 지하철(Tube)이 엄청 신기했다. 한국 지하철보다 좁고, 오래된 느낌인데 그게 또 멋있더라. 어찌저찌 Whitechapel 역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왔는데, 올라오자마자 어떤 백인 남자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뭐라고 하는데... 그냥 쌩까고 지나갔다. 안 따라오더라. 바로 구글맵 키고 숙소까지 걸었다.

Wombat's Hostel — 8인 혼성 숙소 입성

런던 Whitechapel 근처 거리 풍경. 노란 'Covered Traffic' 표지판과 펍이 보이는 저녁 거리
숙소로 걸어가는 길. 런던의 첫 거리 풍경. 펍들이 늘어선 동네가 생각보다 분위기 있었다.

숙소는 Wombat's Hostel. Whitechapel 쪽에 있는 꽤 유명한 호스텔이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1층 리셉션에서 방 키랑 무슨 열쇠 모양 같은 걸 받았다. 이걸 들고 올라가서 침대에 걸어두면 — 그 침대가 내 자리가 되는 시스템이다.

올라가보니 8인 혼성 방이었다. 2층 철제 침대 4개. 이미 4명이 있었고, 나보다 1시간 정도 먼저 도착한 여자애 한 명, 나머지는 전부 남자였다. 인사하고 짐을 대충 풀었다.

숙소에서 셀카. 안경 쓰고 웃고 있는 모습, 뒤에 침대와 수건이 보인다
Wombat's Hostel에서 첫 셀카. 8인 혼성 숙소의 내 자리에서.

밤 9시 — 타워 브릿지 야경을 보러 혼자 나가다

짐 풀고 나니 밤 9시. 런던은 5월이면 9시도 아직 밝은데,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였다. 타워 브릿지가 걸어서 15분이라길래... 첫날인데, 야경이라도 봐야지 않겠나. 혼자 나갔다.

타워 브릿지 반대편으로 가니 한국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 찍는 것도 보였다. 그때 사진 찍어달라고 말할 걸... 첫날이라 아직 그런 용기가 없었다. ㅠ.ㅠ

타워 브릿지 야경. 템즈강 건너편에서 촬영. 파란 밤하늘 아래 조명 켜진 타워 브릿지가 장엄하다
타워 브릿지 야경. 35일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야경. 진짜 좋았다.

타워 브릿지 야경은 정말 좋았다. ㅎㅎ 그냥 서서 한참을 바라봤다. 한국에서 화면으로만 보던 그 다리가 바로 눈앞에 있으니 실감이 안 났다. 혼자였지만, 그래서 더 오래 서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타워 브릿지 근처에서 본 런던 시티 스카이라인 야경. 고층 빌딩들의 불빛이 템즈강에 반사되고, 오른쪽에 런던 타워가 보인다
타워 브릿지에서 바라본 런던 시티 야경. 현대 빌딩들과 런던 타워의 조합이 묘하다.

유럽 첫끼 — 햄버거와 맥주

야경 실컷 보고 숙소 근처로 돌아와서 밥을 먹어야 했다. 근데...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모든 유럽 여행의 첫끼였다. 숙소 위쪽으로 쭉 걸어가다 보니 햄버거 파는 곳이 보여서, 거기서 첫끼를 해결했다.

회색 접시 위에 커다란 햄버거와 감자튀김, 옆에 파란 캔 음료
유럽에서 먹은 첫 끼. 나중에는 햄버거 같은 건 사진도 안 찍었지만, 첫날이니까. 다들 처음에는 아무거나 사진 찍잖아요. ㅋㅋ
유럽에서의 첫 맥주. 런던 펍의 분위기가 이런 거구나.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첫날밤을 맞이했다. 이때의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호스텔 첫날밤 — Hard Training의 시작

런던의 호스텔 첫날밤. 일단 근처에 지하철이 다녀서 새벽 1시, 1시 30분까지 기차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게 좀 잦아들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애들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윗층 침대칸이었는데, 바로 아랫층 침대의 형이 코를 오지게 골았다. 난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됐는데... 그렇게 거의 첫날밤을 잠도 못 자고, 새벽까지 잠들었다가 깨기를 반복했다.

이게 런던에서의 첫날 밤인데...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호스텔 생활이 처음부터 Hard Training이 되어서 끝까지 잘 버틸 수 있었나 봐요. 첫날부터 보스전이었다. ㅋㅋ

하루 정리

시간장소하이라이트
08:00한국 출발15kg 배낭 메고 인천공항으로
11:00인천공항마지막 한식, 비행기 탑승
18:51런던 히드로 도착eSIM 안 됨, 스크린샷 지도로 이동
20:41WhitechapelWombat's Hostel 체크인, 8인 혼성방
21:20타워 브릿지혼자 걸어가서 야경 감상
22:14숙소 근처유럽 첫끼 — 햄버거 + 맥주
23:00~Wombat's Hostel기차 소리 + 코 고는 소리와의 사투
TIP — Wombat's Hostel (런던):
- 위치: Whitechapel 역 근처, 타워 브릿지까지 도보 15분
- 수건 제공됨 (안 주는 호스텔도 많음)
- 헤어 드라이기는 리셉션에서 빌릴 수 있음 (방에는 없음)
- 빨래기계 & 건조기 4대씩 (코인은 리셉션에서 교환)
- 지하 1층에 바+당구대+탁구대 — 친구 사귀기 좋음
- 엘리베이터 있음 (유럽 호스텔에서 이건 꽤 큰 장점!)
- 침대 시트/베개커버 제공, 직접 깔아서 사용
다음 이야기: 런던 가이드 투어 — Victoria 역에서 만난 가이드님과 함께 버스 타고 런던 시내 투어. 파업 때문에 빙글빙글 돌아다닌 아침, 오페라의 유령 관람 중 졸아버린 사건. 그리고 호스텔에서 만난 첫 친구들 — 타라, 엘레나, 파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