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파두아역에서 겨우 탄 야간열차. 혼자 쓰는 침대칸이라 바로 잠들었다. 아침 6시 45분에 조식을 줬는데 — 이상하다, 원래 7시 반에 도착인데 왜 이렇게 일찍 깨우지?
알고 보니 출발이 2시간 이상 늦었는데 도착은 딱 55분만 늦게 맞췄다. 트렌이탈리아 규정에서 1시간 지연이면 25% 환급인데, 5분 차이로 환급 불가. 이놈의 이탈리아 기차... 대단하다.
그래서 살레르노행 연결 기차를 놓쳤다. 안내소 가서 사정 설명하니 9시 15분 기차를 무료로 끊어줬다. 그런데 이게 비즈니스석! 아침 조식까지 줬다. 2시간을 날렸지만 잘 먹었다.
살레르노에서 아말피까지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 정류장에 가서 티켓을 사려는데 —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다.
어떤 기계 앞에서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이탈리아 어머님이 사용법을 가르쳐주셨다. 감사히 표를 샀다. 버스에 타서 표를 보여줬더니... "이건 주차장 표입니다."
어머님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신 건 맞는데, 내가 자동차 주차하는 줄 아셨던 거다. 버스에서 쫓겨나고, 페리를 타려고 걸어갔는데 선착장이 여기가 아니라며 다른 데 가라고 한다. 또 30분 기다렸는데 버스도 안 온다.
그때 이탈리아 부부가 자기 표를 주셨다. "이제 안 쓰니까 너 써라"고. 이탈리아 남부 사람들의 따뜻한 정 덕분에 간신히 아말피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아트라니로 걸어 들어갔다. 숙소 매니저가 "내리면 연락해, 마중 나간다"고 했는데 "그냥 찾아가면 되지?" 하고 혼자 갔다. 큰 실수였다.
아트라니 안으로 들어가니 미로다. 좁은 골목, 구석구석 계단, GPS는 먹통. 배낭 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30분을 돌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길을 물어봤다. 캐리어 끌고 다니거나 여성분이시라면 여기는 혼자 못 찾아간다. 진심이다.
숙소에 겨우 도착. 그런데 — 좋다. 하루에 10만원짜리 방을 잡은 게 스위스 체르마트와 여기밖에 없는데, 에어비앤비 느낌의 개인 공간. 혼자라서 외롭긴 했지만, 이렇게 좋은 방은 처음이었다.
아트라니 해변에 나가는 순간 —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절경. 와. 그 모든 고생이 한순간에 싹 사라졌다. 혼자 일광욕하고, 수영하고, 잠수하면서 물고기도 봤다.
저녁은 아트라니에서. 마르게리타 피자 + 제로콜라 = 9유로! 아말피보다 훨씬 저렴하다. 숙소로 돌아가서 창문 밖 빨래줄에 빨래를 널었다. 다들 그렇게 하더라.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2:00 | 파두아역 | 야간열차 탑승. 침대칸에서 취침 |
| 06:45 | 열차 | 조식. 55분 지연 도착 (환급 5분 차이로 불가!) |
| 09:15 | 로마 | 대체 기차 — 비즈니스석! 조식까지 |
| 11:59 | 살레르노 | 도착. 버스 표 대신 주차권 구매 사건 |
| 12:30 | 버스정류장 | 이탈리아 부부의 표! 간신히 아말피행 탑승 |
| 15:00 | 아트라니 | 도착. GPS 먹통 미로 30분 헤맴 |
| 16:00 | 아트라니 해변 | 지중해 수영! 모든 고생이 사라지는 순간 |
| 18:50 | 아말피 | 산책 + 다음 날 페리/버스 시간 확인 |
| 19:41 | 아트라니 | 마르게리타 피자 9유로 저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