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씻고 나를 깨웠다. 6시 전에 출발. 숙소에서 트레비 분수까지 도보 10분. 도착하니 6시 7분 — 어제 오후의 트레비와는 완전히 다른 곳이다.
사람이 없다! 동전도 던지고, 사진도 찍고. 역시 동행이 있으니 사진 찍기가 편하다. 혼자 다닐 때는 핸드폰 들고 우물쭈물해야 사람들이 "아 사진 찍고 싶구나" 눈치채거든.
트레비에서 판테온으로 넘어갔다. 역시 아침 판테온은 사람 없어서 좋다. 앉아서 구경하다가 크리스티안한테 "유명한 커피집 있다, 따라와"라고 했다. 판테온 바로 옆 타짜도르(Tazza d'Oro) 커피숍이거든.
크리스티안이 뭐라고 했냐면 — "나 콜롬비아 사람인데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먹으러 가자고?"
커피 부심이 대단하다. 그래도 아침 먹어야 하니까 내 돈으로 사줬다. 에스프레소 + 크로아상 각자 하나씩. 현지인들도 즐기는 곳인데 크리스티안이 커피 맛보더니...
"맛있다."
콜롬비아인이라며? 커피는 콜롬비아가 최고라며? 그러더니 원두도 사갔다. 스페인어 하는 직원 찾더니 자기 돈으로 원두 사감. 헐...
오전에 로마 시티 투어를 갔다. 테르미니역 집합. 코스는 콜로세움 → 포로 로마노 → 카피돌리오 언덕 → 베네치아 광장 → 판테온 → 트레비 → 스페인 계단. 중간에 점심도 먹고 약 3시쯤 끝났다.
숙소에서 빨래도 돌리고(세탁기 4유로 + 건조기 4유로 = 8유로) 좀 쉬었다. 비가 그친 저녁 8시쯤 크리스티안한테 핀치오(Pincio)에서 노을 보자고 했다.
비가 방금 전까지 와서 완벽한 석양은 아니었지만, 커플들이 많고 고도가 높아서 예뻤다. 다음 날 날씨 좋으면 다시 와야지 했다.
바티칸 근처에서 해산물 파스타를 먹었다. 역시 이탈리아의 해산물 파스타는 옳다. 밤 9시가 넘었는데 크리스티안이 집에 가자고 한다. 한국 사람과 외국인의 저녁 시간이 다르다. 외국 친구들은 9시면 집에 가는 시간인데, 한국 사람인 나는 "지금부터가 시작인데?"
크리스티안을 이끌고 바티칸 야경을 보러 갔다. 금빛으로 빛나는 성 베드로 대성당 — 대박. 사진도 찍고 야경 감상.
그런데 지하철 타러 갔더니... 로마 지하철은 밤 10시면 끊긴다. 버스를 탔는데 표가 없다. 나도 없고 크리스티안도 없고. 버스에 올라탔는데 돈을 낼 수도 없게 돼 있다. 어쩔 수 없이 무임승차. 유럽 여행 중 처음 무임승차 해봤다.
숙소에 도착하니 조든(싱가포르, 같은 방)이 금발 여자랑 이야기하고 있었다. 매일 새벽 1시에 들어오고, 놀자고 해도 안 놀더니 — 이유가 있었다.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6:07 | 트레비 분수 | 사람 없는 트레비! 동전 던지기, 사진 |
| 06:39 | 판테온 | 사람 없는 판테온. 앉아서 구경 |
| 06:50 | 타짜도르 | 콜롬비아인의 커피 부심 → "맛있다" → 원두까지 구매 |
| 09:18 | 콜로세움 | 시티 투어 시작! 양팔 벌리고 인증 |
| 11:47 | 베네치아 광장 | 카피돌리오 언덕 → 베네치아 광장 |
| 14:28 | 스페인 계단 | 시티 투어 종료. 숙소 복귀 |
| 20:11 | 핀치오 | 석양! 포폴로 광장 너머 바티칸 돔 |
| 22:05 | 바티칸 | 야경. 금빛 성 베드로 대성당 |
| 22:30 | 버스 | 지하철 끊김 → 무임승차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