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 (토) 신트라 + 호카곶 + 리스본 야경
19개 장소 | 275장 촬영 | 07:50 ~ 22:49
동선 타임라인
오늘은 이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날이다. 신트라(Sintra). 그중에서도 헤갈레이라 별장(Quinta da Regaleira)의 이니시에이트 월(Poço Iniciático). 인스타그램에서 수십 번 봤던 그 나선형 지하 우물을 직접 보러 간다.
주말이라 신트라 직행 기차가 정시에만 있어서, 8시 기차를 타기 위해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호스텔 아침은 7시 30분에 내려갔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전날 먹었던 에그 스크램블이 없다. ㅠ.ㅠ 그게 젤 먹을만 했는데. 결국 시리얼에 우유만 먹고 출발.
호시우역 → 신트라, 아침 8시 기차
숙소에서 7시 40분에 나오면 호시우(Rossio) 기차역이 바로 보인다. 여기서 왕복 기차표를 5.6유로에 샀다.
약 40분 달려 신트라역에 도착. 내려서 434번 버스는 페나성, 1253번 버스는 헤갈레이라 별장으로 간다. 버스 앞에서 어리버리하다가 간신히 1253번을 탔다. 버스비 2.6유로, 현금 가능하지만 50유로는 거스름돈 안 줌. ㅋㅋ
헤갈레이라 별장 — 오늘의 1빠 입장
버스를 타고 약 20분, 헤갈레이라 별장 출구 쪽에서 내렸다. 여기서 입구까지 오르막을 5분 정도 걸어 올라갔는데... 같은 버스를 탔지만 한 정거장 더 간 사람이 이미 줄 서 있다. 한 정거장 더 가서 위에서 내려오면 더 가깝다.
정문 앞에서 햇빛 피해 기다리는데, 10시쯤 되니 뒤로 사람들이 쭉 늘어선다. 이때 "이티켓은 왼쪽, 표 살 사람은 오른쪽"이라고 안내한다. 왼쪽으로 갔더니... 헐. 내가 1빠다. 내 앞에 아무도 없다. 오늘 헤갈레이라 별장에 제일 처음 들어갔다.
이니시에이트 월 — 사람 없는 지하 우물 독차지
표지판 따라 바람처럼 걸어갔다. 그리고 딱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다.
항상 줄 서야 들어갈 수 있다는 이 이니시에이트 월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ㅋㅋㅋ 혼자 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5분쯤 지나니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스페인 아줌마한테 부탁해서 독사진도 한 장 찍었다.
이니시에이트 월은 139개의 계단이 있고, 단테의 《신곡》에 영감을 줬다고 한다. 천천히 내려가면 땅굴 같은 동굴이 나온다. 기계로 깎은 게 아니라 자연 암석을 파낸 거라는 게 보면 딱 알 수 있다.
동굴을 지나니 폭포 같은 것이 보인다. 영어 설명을 들으니 물이 "생명(Life)"을 상징한다고. 지옥의 문을 지나 다시 생명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니... 서양에도 회귀(輪廻)의 개념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장 내부 — 귀족의 아기자기한 취향
별장 끝까지 올라갔다가 천천히 내려오면서 구경했다. 마지막으로 별장 내부에 들어갔는데, 확실히 고위 귀족이 쓴 별장답게 정갈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무척이나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그만큼 좋았다. 특히 이니시에이트 월을 사람 없이 독차지한 건 이번 여행 최고의 럭키 모먼트.
페나성 — 기대와 다른 현실
다음은 페나성(Palácio da Pena). 1시 예약이라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가만 보니 내가 가려던 곳이 신트라 성이지 페나성이 아니다. 위치를 착각해서 우버를 급히 불렀다. 우버는 페나성 입구 주차장까지 바로 데려다준다.
입구에서 올라가는 데 체력 좋은 남자 기준 10분 미만. 줄 서서 안쪽(inside) 입장. 18유로 티켓.
내부는... 솔직히 유럽 성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특별히 페나성만의 인상적인 모습은 없었다. 안쪽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풍경은 고지대라 멋지긴 하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서 항상 사람들이 사진 찍는 랜드마크 포인트로 갔는데...
공사 중이다.
페나 성 공사 중.........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모르겠지만, 멋진 외관을 제대로 못 봤다. 솔직히 페나성에서는 실망만 했다.
호카곶 — 유럽 대륙의 서쪽 끝
페나성에서 Bolt(볼트)를 불러 호카곶(Cabo da Roca)으로 향했다. 약 30분 정도면 도착.
호카곶. 신대륙 발견 이전, 수백 년 동안 유럽 사람들이 "세상의 서쪽 끝"이라고 믿었던 곳. 직접 와보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ㅋㅋ
바닷물 만져보고 싶어서 절벽 아래로 내려가 봤지만... 어느 정도 내려가니 더 이상 길이 없다. 그냥 올라왔다.
오늘은 해무가 많이 꼈다. 그걸 보면서 옛날 사람들이 해무에 가려진 호카곶을 바라보며 "여기서 떨어지면 세상 끝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했을 거라는 상상을 해봤다. 꽤 신기한 느낌이었다.
한국 관광 투어 팀이 있어서 그 뒤를 슬쩍 따라다니며 사진도 부탁했다. ㅎㅎ
운명의 재회 — Jacob & Racheal
호카곶에서 1253번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1654번 버스가 먼저 왔다. 올라탔더니 "이건 신트라 안 간다, 앞에 1253번 타라"고 한다. 급히 뛰어갔는데... 바로 내 눈앞에서 출발해 버린다. ㅠ.ㅠ
다음 버스 기다리며 20분쯤 서 있는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오?? 아는 실루엣인데??
어제 같이 가이드 투어 듣고, 투어 끝나고도 같이 다녔던 캐나다 잉꼬 부부 Jacob & Racheal을 만났다. 헐 대박. 호카곶 버스 정류장에서 이렇게 재회하다니. ㅋㅋ
1253번 버스를 같이 타고 신트라역으로 돌아왔다. 신트라 구도심을 구경하면서 같이 사진도 찍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에그타르트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리스본으로 — 뜻밖의 정어리 축제!
우리는 정어리 축제에 가기로 하고 같이 기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돌아왔다. 호시우역에서 내려 옆쪽 광장에 가판대가 있어서 당연히 그건 줄 알고 갔는데... 정어리가 없다. 시내 쪽에서는 안 판다고. ㅠ.ㅠ
짜디짠 돼지고기(삼겹살 느낌)를 먹고, 해가 지기 전에 전망대로 가기로 했다. 시간이 없어서 Bolt를 불렀다. 파키스탄 출신 운전기사 아저씨가 영어도 잘하고, 서울도 가보셨다고. 기본요금 4.18유로.
노을이 잘 보이는 날씨는 아니었지만, 파란 하늘과 빨간 지붕들이 아우러진 리스본 전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어두워질 즈음 옆쪽 야경 전망대로 이동했는데... 사진이 예술이다.
Bolt를 부를까 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도시의 고즈넉한 풍경을 직접 체험하고 싶었다.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는 골목의 담장마다 그림이 예쁘게 그려져 있고, 어둠 속 빨간 조명이 환상적이다. 와... 이런 골목을 우리가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동 100%.
그런데 구글지도가 알려준 길 맞은편에서 뭔가 시끌벅적하고 흥이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흘러 들어갔더니...
정어리 축제다!!
와~ 헐~ 대박~ 아까 못 찾아서 포기했는데, 현지인들이 즐기는 진짜 정어리 축제가 여기서 열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흥얼거리는 소리, 음악, 기쁨의 몸짓까지 생생하게 머리에 각인됐다.
정어리 구이 2개에 맥주 3잔, 12유로. 현지인 가격이라 싸다. 맥주가 왜 이렇게 맛있는지... 결국 나올 때 한 잔씩 더 마셨다. 맥주 한 잔 2유로 (좀 작은 잔).
그렇게 먹고 각자 숙소로 돌아갔다. Jacob & Racheal과 빠빠이. 나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니까 천천히 걸어서 숙소로 갔다.
오늘의 비용 정리
| 항목 | 비용 | 비고 |
|---|---|---|
| 신트라 왕복 기차 | 5.6€ | 호시우역 |
| 1253번 버스 | 2.6€ | 현금 가능, 50유로 불가 |
| 헤갈레이라 별장 | 이티켓 | 사전 구매 |
| 페나성 | 18€ | inside 티켓 |
| Bolt (신트라→호카곶) | ~15€ | 약 30분 |
| Bolt (리스본 전망대) | 4.18€ | 기본요금 |
| 정어리+맥주 | 12€ + 4€ | 정어리2+맥주5 |
하루 정리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7:40 | 호시우역 출발 | 왕복 5.6유로 |
| 08:48 | 신트라역 도착 | 1253번 버스 |
| 09:33 | 헤갈레이라 별장 | 이니시에이트 월 1빠 독차지! |
| 12:13 | 신트라 테라스 | 전망 좋은 점심 |
| 13:00 | 페나성 | 내부 관람, 외부 공사중 ㅠ |
| 15:05 | 호카곶 | 유럽 최서단, 해무+강풍 |
| 16:30 | 호카곶 정류장 | Jacob & Racheal 재회! |
| 17:00 | 신트라 구도심 | 아이스크림+에그타르트 |
| 19:50 | 리스본 정어리 축제 | 우연히 발견, 정어리+맥주 |
| 21:00 | 리스본 전망대 | 야경 예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