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덟 시, 딸이 깨우기 전까지 이 분

아침 여덟 시, 딸이 깨우기 전까지 이 분

2026년 9월 3일 (목) · 4장 촬영

📍 9/3 (목) 아침 여덟 시, 딸이 깨우기 전까지 이 분

1개 장소 | 4장 촬영 | 08:02 ~ 08:02

동선 타임라인

아직 안 일어난 아침

아침 8시. 눈은 떴는데 몸은 아직 이불에서 못 빠져나온 시간이었다. 나는 곰 세 마리 그려진 남색 티셔츠 그대로 누워 있었고, 옆에 분홍 잠옷 입은 딸이 굴러와서 자리를 잡았다. 베개 하나를 반씩 나눠 쓰는 모양새가 됐다.

베개 하나에 머리 둘. 딸은 벌써 브이, 나는 아직 눈이 반쯤 감겨 있다

딸은 이미 완전히 깨어 있었다. 카메라를 들자마자 손이 알아서 브이로 올라가고, 표정도 매 컷 바뀐다. 나는 그냥 누운 자세 그대로 셔터만 눌렀다. 얼굴을 들 힘도 없어서 각도가 계속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가 됐다ㅋㅋ

넉 장 동안 딸만 바뀐 사진

연속으로 네 장을 찍었는데, 다시 보니 내 표정은 네 장 다 똑같고 딸 포즈만 계속 달라져 있었다. 볼에 손 얹기, 손가락으로 볼 찌르기, 팔로 머리 감싸고 혀 내밀기. 잠 덜 깬 사람 옆에서 혼자 사진관 차린 것 같았다.

왼쪽: 볼에 손 얹고 얌전한 척 · 오른쪽: 손가락으로 자기 볼 찌르며 웃는 딸

침대 머리맡 나무 선반에는 어제 놓아둔 텀블러랑 잡동사니가 그대로 있었고, 충전 케이블은 이불 위로 늘어져 있었다. 정리 안 된 그대로가 아침 풍경이다.

팔로 머리를 감싸고 혀를 쏙 내민 마지막 컷. 나는 여전히 눈 반쯤 감은 채

날은 흐렸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서, 더 일어나기 싫어지는 종류의 아침이었다. 그래도 옆에서 계속 말 걸고 포즈 잡는 사람이 있으니 결국 일어나긴 했다.

TIP 아이랑 아침 셀카는 연사로 몇 장 찍어두는 게 낫다. 한 장만 찍으면 꼭 눈 감은 게 걸리는데, 넉 장쯤 되면 그중 하나는 건진다.

오늘 하루 정리

시간장소하이라이트
08:02집 침대 위잠 덜 깬 아빠 옆에서 혼자 포즈 바꿔가며 사진 찍은 딸
특별한 일이 있던 날은 아니었다. 그냥 흐린 아침에 베개 하나를 나눠 쓰고 넉 장을 찍었을 뿐인데, 나중에 다시 꺼내 보게 되는 사진은 이런 것들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