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 (금) 마테루니 폭포에서 쳄카 온천까지, 모시의 하루
15개 장소 | 122장 촬영 | 09:30 ~ 17:45
동선 타임라인
흐린 아침, 산으로 올라가는 길
아침부터 하늘이 낮았다. 이슬비가 오다 말다 하는 날씨. 차창 밖으로 짓다 만 콘크리트 건물과 페인트 광고판이 지나가고, 길가 화단에는 주황색 칸나가 잔뜩 피어 있었다. 잠깐 차가 선 사이에 한 장 찍었다.

모시에서 산 쪽으로 계속 올라가니 길이 점점 좁아지고 초록이 진해졌다. 마테루니 마을 어귀에서 차를 내렸다. 여기서부터는 걸어야 한다고 했다.
바나나밭 사이 흙길
길이라기보다 밭 사이 좁은 통로였다. 양옆으로 바나나잎이 축 늘어져 있고, 관목 울타리가 사람 키만큼 자라 있었다. 어젯밤 비가 온 모양인지 흙이 축축했다.


내려가는 중간에 천을 걸어 파는 자리가 있었다. 나무 두 개에 줄을 매고 그 위에 천이며 바지를 빨래처럼 널어놨는데, 뒤로는 온통 초록 계곡이라 색이 유독 튀어 보였다.

숲으로 들어서니 발밑이 본격적으로 진창이었다. 붉은 흙이 신발에 계속 달라붙어서 한 걸음마다 무거워졌다. 앞뒤로 마을 사람들이 같은 길을 예사롭게 걸어 올라갔다.
마테루니 폭포 앞에서
골짜기 끝에서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폭포가 나타났다. 절벽이 워낙 높아서 물줄기가 떨어지는 동안 절반쯤은 안개가 되어 흩어졌다.



조금 더 내려가니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었다. 물보라가 바람을 타고 계속 날아와서 옷이 금세 축축해졌는데, 고개를 젖히고 위를 보면 검은 절벽과 하얀 물줄기밖에 안 보였다. 한참 그러고 서 있었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
올라오는 길은 내려간 만큼 그대로 오르막이었다. 마을 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잠깐 나서 바나나잎이 반짝였다. 한쪽에는 초가지붕 기념품 가게, 다른 쪽에는 모시 지역 관리 초소가 서 있었다.

그 근처에서 카멜레온을 봤다. 누군가 잎사귀에 올려 들고 있길래 구경하다가, 팔토시 위로 옮겨 태웠더니 발가락으로 천을 꽉 붙잡고는 한동안 안 움직였다. 색은 끝까지 초록이었다ㅋㅋ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우고, 늦은 점심
마을 안쪽에서 커피 시연이 있었다. 나무 절구 위에 판을 올려놓고 빨간 커피 열매부터 껍질 벗긴 생두, 볶은 원두, 곱게 간 가루까지 단계별로 늘어놓고 설명해 줬다. 옆에서는 키로 콩을 까부르고, 뒤에서는 북을 들고 있었다.

점심은 나무 테이블에 냄비째 차려져 나왔다. 알루미늄 뚜껑 덮은 솥이 줄줄이 놓이고, 수박과 망고·오이를 담은 과일 접시에 노란 수프가 함께 나왔다. 걷고 난 뒤라 그런지 수프가 제일 맛있었다.


일어나면서 신발을 봤는데 밑창이 아예 흙덩어리였다. 오늘 걸은 길이 어땠는지는 이 사진 한 장이면 설명이 끝난다.

산에서 내려오니 바오밥이 있었다
오후에는 차를 타고 남쪽으로 한참 내려갔다. 신기한 게, 산에서 멀어질수록 하늘이 개고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초록 골짜기는 사라지고 마른 밭과 노란 풀, 그리고 잎 하나 없는 바오밥나무들이 드문드문 서 있었다. 같은 날 오전에 폭포에 있었다는 게 잘 안 믿겼다.

쳄카 온천, 야자수 아래 물
주차한 곳에서 물까지는 풀밭 사이 통나무 길을 조금 걸어야 했다. 햇볕이 따가워서 일행은 바람막이를 아예 머리에 덮어쓰고 걸었다.



길 끝에서 물이 나왔다. 야자수 뿌리가 물가까지 뻗어 내려온 사이로 물빛이 에메랄드색이었고,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맑았다. 오전 내내 진창을 걸었던 걸 여기서 다 씻어낸 셈이다. 사람들이 둥둥 떠서 흘러가는 걸 한참 구경하다가 나도 들어갔다.


물에서 나오니 해가 꽤 기울어 있었다. 젖은 채로 차에 올라 모시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 정리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9:30 | 모시 외곽 도로 | 길가 화단에 핀 주황 칸나 |
| 10:39 | 마테루니 마을 어귀 | 여기서부터는 걸어서 |
| 10:52 | 바나나밭 사잇길 | 축축한 흙길을 따라 골짜기로 |
| 11:08 | 천 걸린 노점 언덕 | 초록 계곡 앞에 널린 알록달록한 천 |
| 11:25 | 숲 그늘 진창길 | 신발에 붉은 흙이 계속 달라붙던 구간 |
| 11:39 | 마테루니 폭포 | 물보라 맞으며 절벽 아래까지 |
| 12:17 | 마을 광장 | 팔토시에 올라탄 초록 카멜레온 |
| 12:43 | 마을 안길 | 커피 시연장으로 올라가는 길 |
| 12:49 | 커피 시연장·점심 자리 | 열매부터 가루까지, 그리고 노란 수프 |
| 14:14 | 평야로 내려가는 길 | 산을 벗어나자 하늘이 개기 시작 |
| 15:23 | 국도 위 | 초록에서 마른 들판으로 바뀐 창밖 |
| 15:52 | 바오밥나무 들판 | 잎 하나 없는 바오밥과 뭉게구름 |
| 15:58 | 쳄카 입구 풀밭길 | 바람막이 뒤집어쓰고 통나무 길 걷기 |
| 16:52 | 쳄카 온천 물가 | 야자수 아래 에메랄드빛 맑은 물 |
| 17:45 | 돌아가는 길 | 젖은 채로 모시로 복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