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파리, 타랑기레에서 배낚시하듯 동물을 찾아다닌 하루

첫 사파리, 타랑기레에서 배낚시하듯 동물을 찾아다닌 하루

2026년 9월 12일 (토) · 타랑기레 국립공원, 탄자니아 · 171장 촬영

📍 9/12 (토) 첫 사파리, 타랑기레에서 배낚시하듯 동물을 찾아다닌 하루

30개 장소 | 171장 촬영 | 08:41 ~ 20:09

동선 타임라인

여섯 시 반에 일어나 짐을 쌌다

오늘이 처음 사파리 투어를 떠나는 날이다. 탄자니아에서는 타랑기레, 응고롱고로, 세렝게티를 묶어서 보통 사파리 투어라고 부른다. 내 일정은 타랑기레 하루, 세렝게티 이틀, 응고롱고로 하루로 짜여 있다.

가이드와 아침 7시 30분에 만나기로 해서 여섯 시 반부터 일어나 짐을 챙겼다. 짐을 들고 나갔더니 차량이 벌써 와 있었다. 안에는 이미 두 명이 앉아 있었는데, 스코틀랜드에서 온 부부라고 했다. 곧 내 친구도 도착했다.

비에 젖은 바닥 위에 나란히 선 사파리 차량 두 대. 스페어타이어에 'MERU SLOPES TOURS AND SAFARIS'라고 적혀 있다.

친구까지 태운 뒤 우리는 다른 곳으로 한 번 더 갔고, 거기서 인도 친구 한 명과 영국 친구 한 명을 더 태웠다. 그래서 첫날은 투어 인원 여섯 명에 가이드 한 명이었다. 나는 차 맨 뒤쪽에 앉아서 출발했다.

세 시간의 서쪽 이동

타랑기레까지 가는 데 세 시간쯤 걸린 것 같다. 아침에는 하늘이 낮게 깔려 있었고 가는 길에 이슬비가 오락가락했다. 중간에 차를 세운 곳에서 밖을 보니 마른 덤불이 지평선까지 이어져 있었다. 이런 땅을 계속 달렸다.

두꺼운 구름 아래, 마른 풀과 가시덤불이 지평선까지 이어진 평원.

바오밥 나무와 코끼리 조형물

타랑기레 국립공원에 들어서니 바로 바오밥 나무가 우리를 맞아주고 있었고, 그 옆에 거대한 코끼리 형상이 있었다. 그래서 그 옆에서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입구에서 화장실도 다녀왔다.

잎을 다 떨군 큰 바오밥 나무와, 코를 치켜든 코끼리 조형물 앞에서 한 장.

사파리 투어가 처음이라 어떤 방식으로 하는 건지 몰랐는데, 해 보니 알게 됐다. 그냥 차에 앉아 있으면 되고, 차 지붕이 위로 열려서 일어서서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입장 전에 가이드가 지붕을 열어줬고, 그때부터는 앉고 싶으면 앉고 서고 싶으면 서서 구경했다. 우리는 열한 시 무렵부터 공원 안으로 들어가 동물을 찾아다녔다.

들어가자마자 몽구스

들어가자마자 몽구스 무리가 우리 앞을 지나갔다.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생생하게 동물들의 삶을 바라보는 게 신기했다.

마른 풀 사이를 줄지어 지나가는 줄무늬 몽구스 무리.

그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동물을 찾아다녔다. 먼저 얼룩말이 보였다. 처음엔 멀리 풀숲 너머로 점처럼 보이더니, 조금 더 들어가니 쓰러진 나뭇가지 아래에서 풀을 뜯는 무리와 가까워졌다.

왼쪽: 마른 풀 너머 나무 그늘에 모여 있는 얼룩말 무리 · 오른쪽: 쓰러진 가지 아래에서 풀을 뜯는 얼룩말들

코끼리도 만났다. 아카시아 두 그루 사이에서 혼자 나뭇잎을 뜯고 있었다.

두 그루의 아카시아 사이에 서서 덤불 잎을 뜯는 코끼리 한 마리.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동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마른 풀밭이 계속 이어지고, 한참 달려야 한 마리가 나왔다. 여기서 볼 거면 동물원에서 봐도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좀 들기도 했다. 그러다 가이드가 차를 멈추고 위를 가리켰는데, 큰 나무 가지 위에 원숭이가 앉아 있었다.

왼쪽: 멀리 바오밥이 점점이 선 마른 초원 능선 · 오른쪽: 굵은 가지 위에 올라앉은 원숭이

길은 우산 모양 아카시아가 늘어선 구간으로 이어졌다. 가끔 다른 사파리 차와 마주쳤는데, 저쪽 차 지붕에서도 사람이 일어서서 쌍안경을 보고 있었다.

왼쪽: 우산 모양 아카시아가 늘어선 길가 · 오른쪽: 지붕을 올린 채 마주 선 다른 투어 차량, 위에서 쌍안경을 든 사람

기린은 한참 뒤에 처음 봤다. 마른 풀이 허리까지 오는 들판 너머, 나무들 사이에서 목만 쑥 올라와 있었다.

누런 풀밭 너머, 나무 사이로 목과 등만 보이는 기린. 뒤로 흐린 산줄기.

점심 — 맛보다는 배가 고파서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점심은 쌀밥과 고기, 콩볶음, 감자 같은 것들이었는데, 이때 아니면 못 먹으니 배가 고파서라도 꾸역꾸역 배에 채워 놓았다. 맛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밥 먹고 나니 거기 돌아다니는 원숭이도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식탁 근처를 태연하게 걸어다녔다.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면 광활한 아프리카가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자리가 있어서, 거기서도 한 장 남겼다.

왼쪽: 돌바닥 위를 걸어가는 원숭이 · 오른쪽: 절벽 위 전망대, 뒤로 끝없이 펼쳐진 덤불 평원

차 옆으로는 파란 가슴에 주황 배를 한 작은 새가 와서 돌아다녔다.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다.

차 그늘 옆 돌바닥에 내려앉은 파란·주황색 작은 새.
TIP 점심은 공원 안 피크닉 사이트에서 도시락으로 먹는다. 여기 아니면 중간에 먹을 곳이 없으니, 맛과 상관없이 남기지 말고 먹어 두는 게 낫다.

오후, 배낚시 같다는 생각

점심 뒤 다시 차를 타고 동물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점점 드는 느낌이, 바다에 배낚시 가면 선장이 배 띄워서 자리로 데려다 주고 삑 소리가 나면 사람들이 낚시를 하는데, 여기도 똑같았다. 가이드가 차를 동물 옆에 최대한 가까이 세워주면 우리는 다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다 찍으면 다시 다른 동물을 찾으러 간다. 딱 배낚시 하러 온 느낌이었다.

오후엔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오후 들어 동물이 훨씬 많아졌다. 기린이 차 바로 옆으로 지나갔다.

열린 차창 바로 옆, 마른 풀밭을 걸어가는 기린. 앞좌석에서 휴대폰으로 찍는 손.

그다음엔 코끼리 가족이었다. 큰 어른 둘, 중간 크기 하나, 그리고 풀에 가려진 새끼까지 나무 그늘에 모여 있었다. 오늘 본 것 중에 제일 좋았다.

아카시아 그늘에 모인 코끼리 가족. 왼쪽 어린 코끼리부터 오른쪽 새끼까지 다섯 마리.

길 위로는 누가 건너갔고, 조금 더 가니 임팔라와 개코원숭이가 같은 자리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왼쪽: 흙길을 가로질러 걷는 누 · 오른쪽: 같은 덤불에서 먹이를 찾는 임팔라 세 마리와 개코원숭이
바퀴 자국이 난 흙길 위를 걸어가는 개코원숭이 어른과 새끼.

그리고 코끼리가 길을 건넜다. 어미가 앞서고 새끼가 뒤따랐고, 저 멀리 또 한 마리가 보였다. 우리 말고 다른 차도 서서 기다렸다. 이때는 다들 말을 안 하고 셔터 소리만 났다.

왼쪽: 마른 흙바닥을 가로지르는 코끼리 · 오른쪽: 새끼를 데리고 길을 건너는 어미, 오른쪽 끝에 멈춰 선 사파리 차

마지막으로 나무 그늘에 모여 있는 얼룩말 무리를 봤다. 열 마리 가까이 됐다. 아침에 멀리서 본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나무 그늘 아래 몸을 맞대고 선 얼룩말 무리.

배낚시도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점심 좀 지나 세 시, 네 시면 끝나는데, 여기 투어도 똑같았다. 네 시쯤 되니 끝났고 가이드가 우리를 숙소로 데려다 주었다.

그레이트 뷰

처음 들른 숙소는 도로 옆에 아주 붙어 있고 건물도 새것처럼 보였는데, 거기서 나와 내 친구만 빼고 네 명만 내리라고 했다. 우리 숙소는 다르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 네 명을 그 숙소에 내려주고, 우리는 어느 구석 산 쪽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동안 우리가 얼마나 싸게 돈을 주고 투어를 신청한 건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숙소에 들어갔는데, 세상에, 숙소에서 보는 뷰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숙소 이름 자체가 '그레이트 뷰'였다.

숙소 마당에서 내려다본 풍경. 바나나밭과 숲, 그 너머 평원과 멀리 이어진 산줄기.

그날 숙소에 손님은 나랑 친구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직원들이 우리 둘만을 위해서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주었고, 뷰도 엄청 좋아서 아주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늘 하루 정리

시간장소하이라이트
08:41아루샤 외곽 주유소 앞사파리 차량 앞에서 집합, 스코틀랜드 부부와 첫 인사
09:01두 번째 픽업 지점친구 합류
09:10마을 도로인도 친구·영국 친구 탑승, 총 6명+가이드 1명
09:34국도 위타랑기레 방향 서쪽으로 출발
10:23도로변 마른 평원흐린 하늘 아래 끝없는 덤불 평원
10:50타랑기레 국립공원 입구바오밥 나무와 코끼리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
11:15입장 직후 길목몽구스 무리가 차 앞을 가로지름
11:29첫 얼룩말 무리풀숲 너머 멀리 보인 얼룩말 떼
11:43쓰러진 나무 아래그늘에서 풀 뜯는 얼룩말 가족
12:00아카시아 그늘혼자 잎을 뜯던 코끼리
12:08마른 초원 능선멀리 점점이 선 바오밥
12:10덤불 길차를 세우고 주변 탐색
12:21큰 나무 아래가지 위에 앉은 원숭이
12:31아카시아 숲길우산 모양 나무가 늘어선 구간
12:43다른 차와 마주친 길지붕 열고 쌍안경 보던 옆 차
12:49초원 삼거리동물 찾아 방향 전환
13:02평원 전망 구간멀리 산줄기
13:10기린을 처음 본 자리풀 너머로 목만 보인 기린
13:32피크닉 사이트쌀밥·고기·콩볶음 도시락, 원숭이, 절벽 전망
14:42기린과 가까웠던 길차창 바로 옆으로 지나간 기린
14:56코끼리 가족이 모인 나무새끼까지 다섯 마리, 오늘의 최고 장면
15:08누가 지나간 길흙길을 건너던 누
15:13덤불 구간짧은 정차
15:17임팔라와 개코원숭이같은 덤불에서 먹이 찾던 두 종류
15:25코끼리가 길을 건넌 곳어미와 새끼가 도로를 가로지름
15:32얼룩말 무리나무 그늘에 모인 열 마리 남짓
15:42공원 출구 방향네 시 무렵 게임드라이브 종료
17:18숙소 오르는 언덕길일행 넷과 헤어져 산 쪽으로
17:18숙소 '그레이트 뷰'이름값 하는 전망에 말문이 막힘
18:49숙소손님이 우리 둘뿐인 저녁
아침엔 동물원과 뭐가 다른가 싶었는데, 오후 내내 배낚시하듯 동물을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셔터 소리에 섞여 있었다. 그리고 하루의 끝이 저 전망일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