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고롱고로 분지에서 만난 플라밍고 떼, 그리고 크루들과의 작별

응고롱고로 분지에서 만난 플라밍고 떼, 그리고 크루들과의 작별

2026년 9월 15일 (화) · 응고롱고로, 탄자니아 · 42장 촬영

📍 9/15 (화) 응고롱고로 분지에서 만난 플라밍고 떼, 그리고 크루들과의 작별

9개 장소 | 42장 촬영 | 06:41 ~ 09:30

동선 타임라인

텐트 캠프에서 맞은 아침

여섯 시 반에 일어나서 얼른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마사이족 마을 바로 옆에 있는 텐트라서 그런지,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깥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구슬 매트 위 접시에 담긴 오믈렛, 토스트, 짜파티, 수박 조각

밥을 먹고 나와 가이드를 기다리는 동안 텐트 밖 풍경을 한참 구경했다. 능선과 초원이 멀리까지 트여 보이는 전망이 장관이었다.

왼쪽: 풀숲 너머로 보이는 아카시아 능선 · 오른쪽: 아침 햇살이 걸린 언덕길
왼쪽: 오솔길 끝까지 이어진 황금빛 능선 · 오른쪽: 역광 속 안개 낮게 깔린 산등성이

가이드를 기다리며

가이드는 전날 차가 고장 나서 바꾸거나 고쳐오겠다고 했는데, 결국 바꾸지 못하고 그냥 고쳐서 왔다. 봐도 봐도 너무 구식인 차라 타고만 있어도 힘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일곱 시가 좀 넘어 도착한 가이드는 미안하다며 우리를 태우고 서둘러 출발했다.

다른 크루들을 태우러 가는 길, 아침 해가 언덕을 물들이고 있었다

다른 크루들이 있는 숙소는 우리 쪽에서 사십 분쯤 떨어진, 훨씬 더 허름한 텐트였다. 가서 보니 다들 밤새 추위에 떨었는지 아침인데도 옷을 몇 겹씩 껴입고 있었다.

응고롱고로 분지 진입

크루들을 모두 태우고 바로 응고롱고로 분지로 출발했다. 한 시간쯤 달려 들어가니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고, 저 멀리 검은 줄 같은 게 보였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누우 무리인 것 같았다.

왼쪽: 안개 낀 분지 능선 아래 펼쳐진 평원 · 오른쪽: 흐린 하늘 아래 끝없이 이어진 초원

응고롱고로는 분지 자체가 워낙 커서 안에 소금호수도 있고 넓은 초원도 펼쳐져 있다. 내려가자마자 가이드가 소금호수 쪽으로 안내했다.

왼쪽: 호수 가장자리에 점점이 흩어진 동물들 · 오른쪽: 흐린 하늘과 맞닿은 잔잔한 호수
왼쪽: 이슬비 속에 뿌옇게 번진 물가 · 오른쪽: 물가를 따라 그려진 흙길

플라밍고의 자태

소금호수에 도착하니 바로 플라밍고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동물원에서는 몇 마리씩 보던 게 전부였는데, 여기서는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식사를 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왼쪽: 물속에서 먹이를 찾는 플라밍고 떼 · 오른쪽: 안개 너머로 이어지는 플라밍고 대열
왼쪽: 넓게 퍼져 먹이 활동 중인 플라밍고 무리 · 오른쪽: 물가에 나온 톰슨가젤과 그 뒤 플라밍고들
왼쪽: 풀 뜯는 가젤과 함께 담긴 호수 전경 · 오른쪽: 수백 마리 플라밍고가 흩어진 호수와 먼 능선
왼쪽: 가젤 두 마리와 그 뒤로 이어진 플라밍고 대열 · 오른쪽: 습지를 가득 채운 플라밍고들

가까이서 만난 플라밍고 한 마리

무리에서 조금 떨어진 플라밍고 한 마리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부리를 물속에 완전히 처박고 계속 훑는 동작을 반복했다. 옆에는 손바닥만 한 작은 새 한 마리도 같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왼쪽: 부리를 물에 담그고 먹이를 거르는 플라밍고 · 오른쪽: 같은 자리에서 계속된 먹이 활동
왼쪽: 뒷모습으로 본 플라밍고와 옆의 작은 물새 · 오른쪽: 거품 인 물가에서 홀로 먹이를 찾는 플라밍고

코뿔소를 찾아서

플라밍고를 보고 나서는 드디어 코뿔소를 보러 갔다. 코뿔소는 멸종위기종이라 동물원에서도 보기 힘든 동물인데,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가까이서 보지 못한 게 좀 아쉬웠다. 응고롱고로 안에 있는 코뿔소는 총 일곱 마리인데, 가이드가 분지 내부를 꼼꼼히 돌며 우리에게 전부 찾아줬다. 코뿔소는 가까이 가면 성격이 공격적이라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어서, 아주 멀리서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마와 누우떼, 얼룩말

이후 플라밍고 옆에 있던 하마 떼도 봤는데, 어제 더 멋진 모습의 하마를 봐서 그런지 오늘은 큰 감흥이 있지는 않았다. 그다음 누우 떼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이건 완전히 장관이었다. 안 그래도 누우떼를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많은 무리를 바로 옆에서 구경할 수 있다니 너무 신기했다. 어떤 누우는 내가 계속 사진을 찍고 있으니 내 앞으로 와서 멈췄다 움직였다를 반복하며 모델이 되어주는 듯했다. 길게 줄지어 지나가는 누우떼를 다 살펴보고 나서는 얼룩말 무리도 봤다. 얼룩말 무리 또한 무척이나 많았고, 아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들 오동통한 배살을 잘 만들고 다녔다 ㅋㅋ.

아쉬운 작별과 모시로 가는 길

이렇게 응고롱고로에서 서너 시간 정도 구경을 하고, 한 시가 좀 안 되어 밖으로 나와 식사를 하러 갔다. 식사하는 곳 옆에서는 기념품도 팔고 있어서,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고는 아루샤까지 차를 타고 온 뒤, 나흘이나 동고동락했던 크루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후 친구와 나는 케이에프씨에 가서 저녁을 먹으며 모시까지 데려다줄 친구를 기다렸다. 음식을 거의 다 먹었을 때쯤 친구가 왔고, 그 차를 타고 모시로 향했다. 아루샤의 교통체증이 어찌나 심하던지, 다섯 시 좀 넘어 출발했는데 여덟 시가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 하루 정리

시간장소하이라이트
06:41텐트 캠프아침을 먹으며 마주한 능선 전망
07:15캠프 가는 길차가 고장 났던 가이드를 기다리며 본 언덕
08:41응고롱고로 분지 진입안개 낀 평원과 저 멀리 보이던 검은 대열
08:44소금호수수백 마리 플라밍고와 톰슨가젤
08:48호숫가 가까이가까이서 만난 플라밍고 한 마리
09:01코뿔소 탐색 지점가이드가 찾아준 첫 코뿔소
09:09분지 이동 구간나머지 코뿔소들을 살피며 이동
09:18하마 서식지 인근플라밍고 옆 하마 떼를 지나침
09:27누우떼·얼룩말 대이동 지점대이동 중인 누우떼와 얼룩말 무리
아침엔 텐트 밖 능선을, 한낮엔 수백 마리 플라밍고와 코뿔소·누우떼를 보고, 저녁엔 정든 크루들과 작별한 하루. 멀고 막힌 길이었지만 돌아보면 하루 안에 참 많은 장면이 지나갔다.
--- 참고로 이 폴더에 이미 `body.html`/`index.html`이 있었는데, 그 버전은 사진 24장 중 플라밍고 이후(코뿔소·하마·누우떼·작별·모시 이동)를 다루지 않고 중간에서 끊겨 있었다. 위 결과물은 그날 메모 전체를 반영해 새로 작성한 것이니, 필요하면 기존 파일에 덮어써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