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킬리만자로, 만다라 헛까지

안개 속 킬리만자로, 만다라 헛까지

2026년 9월 16일 (수) · 킬리만자로 국립공원(마랑구 루트), 탄자니아 · 92장 촬영

📍 9/16 (수) 안개 속 킬리만자로, 만다라 헛까지

15개 장소 | 92장 촬영 | 08:48 ~ 18:30

동선 타임라인

차 안에서 시작된 하루

오늘은 하도 많이 찾아보고 기대했던 킬리만자로 데이트립 등산일이다. 7시 30분에 가이드를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가 밥을 먹고 있는데 가이드가 벌써 와있었다. 얼른 밥을 먹고 가이드 차에 몸을 실었는데, 피곤했는지 나도 모르게 차 안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이동하는 차 안, 오스프리 배낭을 끌어안고 잠든 모습

가이드가 킬리만자로 산이 아닌 다른 쪽으로 운전을 하길래 오늘 몇 명이나 가는지 물어봤더니, 총 4명이라고 했다. 나와 헨리, 그리고 영국·미국 친구 커플까지 4명에 가이드 2명, 총 6명이 함께하는 등산이었다. 오늘 코스는 왕복 8시간 거리로, 데이트립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며 베이스캠프 이름은 만다라였다.

마랑구 게이트, 입장 수속

차에서 내리니 가이드가 물통은 따로 있는지, 레인코트는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여기는 물통을 꼭 챙겨야 하고 플라스틱 물병은 들고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물통이 없던 나와 헨리에게는 가이드가 하나씩 챙겨줬다.

킬리만자로 국립공원 입구, 요금표와 배낭
킬리만자로 등산로가 그려진 티셔츠 — 우후루 피크까지 가는 여러 루트
TIP 플라스틱 물병 반입 불가, 물통은 미리 챙겨가는 게 좋다. 입장료는 1인당 약 3천 원 정도.

안내소에서 입장료를 결제했는데 인당 3천 원 정도로 딱 적절한 가격이었다.

마랑구 루트, 본격 출발

왼쪽: 킬리만자로 국립공원 킨아파 본부 표지판 앞에서 · 오른쪽: 뒤로 짐을 멘 포터가 지나가는 모습
왼쪽: 마랑구 루트 출발점 게이트로 들어서는 일행 · 오른쪽: 출발점에서 인증샷

길은 비가 와서 축축했지만 다들 처음에는 생생하게 잘 걸어 올라갔다. 처음 오르기 시작한 시각이 대충 9시 40분쯤이었다.

안개 낀 숲길

처음에는 너무 쉬워서 수월하게 올라갔는데, 올라간 지 2시간쯤 지나면서부터 점점 힘들어져서 간신히 앞사람을 따라갔다.

낙엽이 깔린 몬테인 숲길
왼쪽: 이끼 낀 나무 사이 오솔길 · 오른쪽: 일행 네 명이 앞서 걷는 모습
안개 자욱한 숲 터널 같은 길
파란 우비 차림으로 남긴 셀카, 뒤로는 이끼 낀 나무

동행들과 함께

이 길을 영국 친구, 미국 친구 부부와 함께 걸었다. 다들 쉬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카메라를 멘 채 트레킹하는 동행

만다라 헛을 향해

약 3시간 정도 지나니 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1캠프까지 올라가는 데 고작 3시간밖에 안 걸렸는데도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헉헉거리며 올라가서 간신히 중간중간 쉬었다.

키삼비온이 피크닉 사이트, 만다라 헛까지 4.6km 2시간 표지판
왼쪽: 올려다본 숲 천장 · 오른쪽: 벤치가 있는 쉼터에서 잠깐의 셀카
만다라 헛까지 1시간 남았다는 표지석

안개 속 만다라 헛 도착

드디어 캠프에 도착했다. 해발 2720m, 몬테인 포레스트 지대라는 표지판이 안개 속에 서 있었다.

안개에 둘러싸인 만다라 헛 표지판과 대피소

점심, 그러나 보이지 않은 킬리만자로

캠프에서 밥을 먹고 좀 쉬었다. 점심은 나쁘지 않았고 충분히 먹을 만했다. 식사를 마치고 킬리만자로 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서 결국 산을 보지 못하고 하산해야 했다.

캠프 지붕 위에서 서로 부리를 맞댄 검은 새 두 마리

하산 시작

산을 오를 때는 그나마 체력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내려올 때는 체력이 쭉 빠졌다. 그래도 캠프를 떠나기 전 다 같이 인증샷은 남겼다.

왼쪽: 만다라 헛 표지판 앞 혼자 선 모습 · 오른쪽: 헨리가 표지판 앞에서 브이
왼쪽: 표지판 위쪽을 가리키는 헨리 · 오른쪽: 다시 포즈를 잡은 헨리
표지판 앞에서의 마지막 인증샷

미끄러운 하산길

내려오는 길은 미끄러워서 두 번이나 넘어졌다. 엉덩이도 다 버리고 신발도 진흙투성이가 됐다. 넘어진 데가 어찌나 아프던지. 약 2시간 30분 정도 내려오니 밑에 다다를 수 있었다.

화장실을 갔다 나오는데 로컬 분들이 신발을 닦아주신다고 2달러라고 해서 흔쾌히 요청했다. 영국 친구와 미국 친구도 둘 다 신발을 닦았는데, 헨리만 끝내 닦지 않았다. 미국 친구와는 산행길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기록하려고 서로 신발 사진을 같이 찍어뒀다.

모시 시내에서의 저녁

영국·미국 부부는 숙소로 들어갔고, 나와 헨리는 근처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파스타를 먹었다. 모시에서는 좀 고급 음식점에 속하는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마사지를 받고 가기로 했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다리가 너무 아파서 받지 않을 수 없었고, 받고 나니 시원하고 좋았다. 이후 볼트를 불러서 숙소까지 들어왔다.

오늘 하루 정리

시간장소하이라이트
08:48숙소→공원 이동차 안에서 깜빡 잠든 아침 이동길
08:54공원 진입로안개 낀 길을 달려 공원 쪽으로
09:08마랑구 게이트입장료 결제하고 다 같이 등산 시작
10:06몬테인 숲길 초반축축한 숲길을 따라 본격 등반
10:17숲길 중반안개 자욱한 이끼숲 사이로
10:31동행과 함께영국·미국 친구와 나란히 걷는 길
10:55키삼비온이 피크닉 사이트만다라 헛까지 2시간 남은 지점
11:07만다라 헛 1시간 전거의 다 왔다는 표지판
11:51만다라 헛 도착3시간 만에 캠프 도착
12:31만다라 캠프에서 점심지붕 위 새들 구경하며 쉬어가기
13:43하산 시작캠프를 떠나 다시 게이트로
14:52하산길미끄러운 길에서 두 번 넘어짐
15:34게이트 근처 복귀마랑구 게이트 가까이
15:53마랑구 게이트 도착신발 닦기·하산 완료
18:30모시 시내 저녁파스타와 마사지로 마무리
산은 끝내 보여주지 않았지만, 안개 속 숲길과 두 번의 낙상, 그리고 마지막 마사지까지 — 아프리카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