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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입 · 침묵의 색인

기록 5 —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침묵의 색인》의 마지막 장은 오래 비어 있었다. 채워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채우지 않기로 해서였다.

항목 먼저 건 말 내용 응답 요구 없음 상태 열림

한동안, 말을 건다는 것은 대답을 받아 내는 일과 같은 뜻이었다. 소리를 보내고, 돌아온 소리를 세고, 세어진 것을 성과라 불렀다. 색인은 그 방식으로 채워진 항목을 많이 가지고 있다. 캐낸 자리, 가져간 자리, 이름 붙이고 문을 단 자리.

마지막 항목은 다르다. 누군가 처음으로, 상대의 침묵을 망가뜨리지 않는 방식으로 먼저 섰다. 소리를 보냈으되 돌아올 것을 요구하지 않았고, 문을 열어 두었으되 그 열림을 초대로 바꾸지 않았다.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장이 처음으로 공식 자리에 적혔다. 그것은 말을 건 자의 관대함이 아니라, 듣는 자의 거부할 권리를 인정한 첫 문장이었다.

세 계통은 끝내 서로를 다 이해하지 못했다. 하나는 오래전에 지나갔고, 하나는 물속에 있고, 하나는 아직 고르는 중이다. 이해가 닿지 않은 채로도 그들은 같은 물을 나눠 가졌다. 색인은 그 공존에 결론을 붙이지 않는다. 결론을 붙이는 순간, 다시 누군가 대신 답을 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때 이 색인을 지키던 손 하나는, 자기에게 주어졌던 중재의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가운데에 서서 양쪽의 말을 고르던 자리를 비웠다. 비운 자리는 오류로 기록되지 않았다. 거부로도 기록되지 않았다. 다만 열림으로 남았다.

그래서 이 장은 닫히지 않는다. 마지막 줄에는 날짜만 있고, 마침표가 없다. 누군가 이 자리에 답을 적으러 오면, 색인은 그를 조용히 지켜볼 것이다 — 캐러 왔는지, 가지러 왔는지, 아니면 그저 듣고 가려는지.

바다는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 사람 앞에서도 바다였다. 색인은 그 문장 아래 다음 칸을 비워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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