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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누가 이 소리를 원하나

낮의 프로젝트 본부에는 바다 냄새가 없었다.

유리벽 너머로 항만이 보였지만, 이 건물 안에서 바다는 숫자와 권한으로만 올라왔다. 도경은 회의실 끝에 서서 세 개의 화면을 차례로 껐다. 과거 코다, 현재 0공명, 제한 공개 요청서. 아무것도 숨긴 게 아니었다. 다만 아직 누구에게 어떤 순서로 보여 줄지 정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하리시가 먼저 들어왔다. 뒤따라 온 남자는 정부 연락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름보다 직함을 앞세웠고, 악수는 짧았다. 마지막 사람은 세이렌 참관인이었다. 민간 해양 인프라 컨소시엄의 과학 정책 담당. 그는 웃었지만 노트북을 펼치는 속도는 웃음과 맞지 않았다.

"결과 원본 접근권이 필요합니다." 연락관이 말했다. "국가 안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입니다."

도경은 의자에 앉지 않았다. "아직 학술 검증 단계입니다."

"그래서 더 빨리 봐야 합니다. 미확정 정보가 외부로 나가면 시장과 항로가 먼저 반응합니다."

세이렌 참관인이 부드럽게 끼어들었다. "저희는 항로보다 관측망 쪽입니다. 해당 해역에 저희 장비가 많아요. 원자료를 공유받으면 추가 센서를 돌릴 수 있습니다."

"공유받으면," 도경이 되물었다. "검증에 참여하겠다는 뜻입니까, 결과 운용에 참여하겠다는 뜻입니까."

그의 미소가 아주 조금 늦어졌다. "둘을 완전히 나눌 수 있을까요. 이 정도 신호라면 자원 배치, 심해 공사, 해저 케이블 운영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누군가는 현장을 조정해야죠."

누군가. 도경은 그 말을 화면보다 선명하게 떠올렸다. 경고가 문장으로 서자마자, 그 문장을 들은 쪽들은 바다가 아니라 지도를 떠올렸다. 어느 해역을 닫을지, 어느 관측소에 예산을 붙일지, 어떤 정보를 먼저 손에 넣을지. 검증된 것은 경고였는데, 방 안에서 자라는 것은 권한이었다.

"검증선은 연구팀이 유지합니다." 도경은 말했다. "원본만으로도 판단하면 안 됩니다. 문맥 모델, 반증 로그, 센서 제외 결과가 같이 있어야 해요. 따로 보면 누구든 원하는 결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이렌 참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공동 검증위원회가 필요합니다."

공동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도경은 방 안의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공동은 넓어지는 말처럼 들렸지만, 실제로는 중앙을 바꾸는 말이었다. 누가 초대되고 누가 제외되는지에 따라 진실의 문턱이 달라졌다.

하리시가 도경 쪽을 봤다. 도경은 그 시선에서 부탁을 읽었다. 지금은 부딪치지 말자는 부탁. 이해할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어서 더 답답했다.

"외부 접근은 검증선 뒤입니다." 도경이 말했다.

연락관이 메모를 멈췄다. "그 순서는 곧 재검토될 겁니다."

*

회의실 문이 닫히자 복도 소리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하리시는 블라인드를 내리지 않았다. 낮빛이 테이블 위에 길게 놓였고, 그 끝에 도경의 닫힌 노트북이 있었다. "너무 세게 말했어." 하리시가 말했다.

"약하게 말하면 원자료부터 나갔을 겁니다."

"아직 나간 건 없어."

"그 '아직'이 자꾸 커지고 있습니다."

하리시는 대답 대신 의자를 빼 앉았다. 밤을 샌 사람의 얼굴이었다. 총괄은 늘 가장 늦게 흔들렸고, 그래서 흔들리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보다 더 크게 보였다. "도경, 우리는 여기서 연구만 하는 게 아니야. 이 프로젝트는 여러 기관 돈으로 돌아가. 관측선, 서버, 해저 장비, 법적 보호. 그중 하나만 빠져도 멈춰."

"그래서 검증선을 넘겨야 합니까."

"넘기자는 게 아니야. 유지할 방법을 찾자는 거지."

"유지와 유예가 같은 말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리시는 임시 합의안 초안을 켰다. 원자료 제한 열람, 외부 검증위원회 구성, 발표 시점 보류, 언론 대응 일원화. 단어들은 모두 무난했다. 무난해서 위험했다. "이걸로 시간을 벌 수 있어. 위원회 구성을 우리가 주도하면 돼."

"시간을 벌어서 뭘 합니까."

"자료를 쌓아. 독립 관측소도 붙이고, 법무 검토도 받고."

"그 사이에 접근권은 넓어지고요."

도경은 하리시를 봤다. 그 실시간 시연 직전, 그는 발표 문구를 줄이라고 했다. 첫 신호 수신만 발표하면 된다고. 그때는 신중함처럼 보였다. 지금도 신중함이었다. 다만 그 신중함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기 어려워졌다.

"결정을 미루는 것도 결정입니다."

하리시의 손이 멈췄다. "나는 프로젝트를 잃고 싶지 않아."

그 말은 솔직했다. 도경은 그 솔직함 때문에 더는 같은 방식으로 화낼 수 없었다. 하리시는 결과를 팔려는 사람이 아니라 지키려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키려는 손이 너무 많은 것을 붙들면, 가장 먼저 놓치는 것이 진실일 수 있었다.

"저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본과 검증 절차를 분리하지 말자는 겁니다. 누가 가져가도 재현 가능한 길을 남겨야 해요."

하리시는 눈을 감았다 뜨고 초안을 닫았다. "오늘 밤까지만 기다려 줘. 내가 다시 말해 볼게."

도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기다림이 검증의 일부인지, 통제의 시작인지 아직 구분되지 않았다.

*

랩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마르코는 도경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손을 떼지 않았다. 화면에는 긴 문서가 열려 있었고, 제목 줄엔 이미 대중이 읽기 쉬운 단어들이 놓여 있었다. 경고, 은폐, 바다가 남긴 증언.

"보내지 마."

마르코가 짧게 웃었다. "아직 안 보냈어."

"보내려고 했잖아."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그는 이럴 때마다 더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모두가 절차를 말할수록 그는 더 빠르게 움직였다. "외부가 이미 붙었어. 정부, 세이렌, 이름만 다른 조정자들. 우리가 논문 문체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들은 배포 문체를 만들 거야."

"그래서 네가 먼저 흘리겠다고?"

"원본을 빼앗기기 전에 세계를 증인으로 세워야 해."

도경은 화면의 문장을 읽지 않으려 했다. 한 번 읽으면 반박할 부분이 보이고, 반박할 부분을 고치다 보면 어느새 그 문서의 존재를 인정하게 된다. 지금 필요한 건 편집이 아니라 중지였다. "검증 로그가 없는 공개는 우리 편이 아닙니다. 처음 퍼진 문장이 끝까지 남아요. 틀린 요약이 먼저 나가면, 그다음부터 우리는 바다가 아니라 요약과 싸워야 합니다."

"그럼 영원히 내부 검토만 하자고?"

"아니. 독립 검증선을 만들자는 겁니다. 원자료 전체가 아니라 재현 가능한 패키지. 입력 해시, 파라미터, 제외 센서 목록, 반증 실패 기록. 언론이 아니라 검증자에게 먼저."

"검증자도 결국 기관 사람이야."

"그래도 기사보다 느리고, 느린 만큼 흔적이 남습니다."

마르코의 손가락이 전송 버튼 근처에서 멈춰 있었다. 도경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너는 너무 믿어." 마르코가 낮게 말했다.

"나는 안 믿어서 절차를 만드는 겁니다."

긴 침묵 뒤, 마르코는 문서를 닫지 않았다. 대신 네트워크 연결을 끊고, 파일 이름 끝에 보류라고 덧붙였다. 임시 봉합이었다. 손에서 내려놓은 게 아니라 주머니에 넣은 것에 가까웠다. "스물네 시간. 그 안에 외부 검증선이 안 생기면 나는 다시 생각할 거야."

"그 전에 만들겠습니다."

말하고 나서야 도경은 그것이 약속이라는 걸 알았다. 근거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약속이 없으면, 지금 이 사람들이 각자 다른 문으로 뛰쳐나갈 것 같았다.

*

검증실로 돌아오자 계정 알림이 먼저 떠 있었다.

좁은 방엔 창이 없었다. 벽면 스크린 하나, 잠긴 저장 장치 두 대, 외부망과 분리된 단말. 어제까지 이곳은 답답하지만 안전한 공간이었다. 오늘은 같은 장비가 더 작아 보였다.

알림 제목은 행정적이었다. 임시 접근 정책 변경. 발신자는 프로젝트 보안실, 참조에는 정부 연락관실과 세이렌 관측 협력팀도 포함돼 있었다. 도경은 근거 조항부터 찾았다. 데이터 사용협약의 고위험 조항이었다 — 특정 해역이 고위험으로 재분류되면 원자료 반출과 재학습 권한이 자동으로 잠기고, 총괄의 임시 서명으로 발효된다는 항목. 서명란에는 하리시의 이름이 있었다. 세이렌은 결정권자가 아니라 통지 대상이었다. 계약상 그들이 직접 도경의 계정을 만질 방법은 없었다. 그래도 그 이름이 참조에 올라 있다는 것만으로 방의 공기가 달라졌다. 도경은 나머지 내용을 열었다. 원자료 반출 불가. 고위험 해역 실시간 피드 열람 제한. 모델 재학습 권한 일시 중지. 외부 공유용 검증 패키지 생성 승인 전 사용 금지. 연구팀 내부 권한 재분류.

문장은 건조했다. 그래서 더 빠르게 들어왔다. 누군가 소리 지르며 막은 게 아니었다. 버튼 몇 개와 권한 표 하나가 도경의 손에서 재현 경로를 빼내고 있었다.

도경은 즉시 해류 세션을 열었다. 파일 목록은 떠 있었지만 실행 버튼이 회색이었다. 재현 환경 복제 권한 없음. 파라미터 잠금 해제 권한 없음. 외부 검증 번들 생성 권한 없음. 같은 문구가 다른 창에서 반복됐다.

목이 말랐다. 도경은 물을 마시지 않았다. 지금 물컵을 들면 손이 떨리는 것을 볼 것 같았다.

남은 권한을 확인했다. 읽기 전용 로그, 해시값, 일부 파형 이미지, 수동 메모.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 독립 검증선은 원본 전체가 아니라 질문의 뼈대를 옮기는 일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어떤 센서를 빼면 값이 오르는지, 현재 문맥을 제거하면 어느 단어가 비는지, 무작위 대조군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숫자의 일부가 막히면 절차의 순서를 보존해야 했다.

도경은 아직 쓰기 권한이 남은 내부 감사 폴더를 열어 검증선 초안을 만들었다. 원자료 없음. 모델 없음. 재현 가능한 질문 목록. 외부 독립 관측소에 요청할 최소 항목. 문장을 믿지 말고, 문장이 생긴 조건을 다시 만들 것.

커서가 빠르게 내려갔다. 그때 이상하게, 처음 이 팀에 합류하던 날의 장면이 스쳤다. 너무 매끄러운 승인, 너무 빨리 열린 자리, 아무도 오래 묻지 않았던 전공의 빈틈. 생각은 곧 지나갔다. 지금 붙잡을 수 있는 종류의 의문이 아니었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 새 알림이 떴다. 세션 만료까지 00:30.

도경은 저장을 눌렀다. 감사 폴더의 파일명이 잠시 파랗게 빛났다. 00:18. 해시 목록을 복사하려는 순간 창이 흔들렸다. 00:07. 화면 상단에 새 정책 적용 중이라는 문장이 나타났다.

도경은 마지막 줄을 쳤다. 독립 검증자는 원문보다 먼저 접근 조건을 요구해야 한다.

엔터를 누르자 계정 화면이 어두워졌다. 사용자 권한이 변경되었습니다. 관리자에게 문의하십시오.

검증실의 팬 소리만 남았다. 도경은 잠긴 화면에 비친 자기 얼굴을 봤다. 바다는 아직 말하고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 도경의 계정은 더 이상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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